Egloos | Log-in


<재활용 연재물> 북한의 탄도탄, 그 위협의 실체(1)

<이야기에 앞서>
 사실 저에게는 블로그란 것을 만든 이유 자체부터 목적도 이유도 없는 충동의 산물이기에 상당히 즉흥적으로 운용된 감이 적잖습니다. 블로그 구성만 봐도 쥔장의 낙서와 신변잡기를 이야기하려는 건지 무슨 폼나는 전문적 내용으로 나갈지 색깔조파 불분명하지요.
 아무래도 저 자신부터가 일명 '글쟁이'에 '먹물'을 지향한다 하지만, 이리저리 쓸데없이 벌려놓고 들쑤신 관심분야가 많아 결국 '나란 인간을 한마디로 지정하는 아이덴티티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일단 각설하고 군사라고 메뉴 하나 만들어 놓은게 있으니,  그거 썩히지 않기 위해 예전에 써놓은 글을 떡 본 김에 굿하듯 여기에 백업 형식으로 연재해 볼까 합니다.
 첫 타자는 작년 모 매체에 특집기획의뢰를 받고 연재했던 '북한의 탄도탄, 그 위협의 실체'입니다. 최근 이란, 시리아 핵개발의혹 이슈에서도 보듯 북한에서 중동으로 수출된 탄도탄과 그 기술은 여전히 서방진영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는 점을 생각할때 지금도 시사성이 떨어지지 않는 소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말은 거창해도, 개인관심사로 이리저리 파편화된 정보를 수집한 것에 불과한 글에 불과하지만 확실히 국내에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적다보니 작성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쓰면서 저 자신도 그동안 모았던 정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꽤 공부가 된 기획물입니다.
 게다가 얼마뒤 ADD에서 내놓은 북한의 각종 미사일 관련 논문의 참고문헌에 제 이름과 함께 그 특집기사가 들어갔을때는 나름 뿌듯한 기분이 듦과 동시에 저러한 불완전한 글을 다른분이 연구용으로 참고했다는 송구스러움과, 그동안 이 분야에 대한 국내 자료가 얼마나 빈약했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럼 제 1회차 나갑니다~!

경고!

이글의 필자는 기본적으로 인문학도로서 전문기술용어나 해설에 대해 다소 부정확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념해 주시길.



북한의 탄도탄, 관리되지 않는 위협(1)
written by. 45acp

<序>

 북한의 미사일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 혹자는 이런 비유를 한다.
 
 ‘경찰이 가진 자동소총과 강도가 든 식칼 중 어떤 것이 더 위험할까?’

 현명한 독자라면, 당연히 후자가 더 위험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경찰이 가진 자동소총은 항시 철저한 안전관리상태에 놓여 있고,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법적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그것이 사용되는 대상은 범법자에 국한된 것이다. 반면 강도의 식칼은 강도 자신의 의지나 욕망에 따라 강도보다 약하거나 경계가 풀어져 있는 일반인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공갈 혹은 상해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경찰의 것보다 훨씬 열등하고 위력이 낮은 무기임에도, 강도의 식칼이 더 위험한 것은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요컨대 ‘관리되는 위협’과 ‘관리되지 않는 위협’의 차이인 것이다.

 필자가 이러한 비유를 화두로 꺼내는 것은 최근 연달아 급부상하는 북한의 위협- 탄도탄과 핵탄두 확보-에 대해, 도리어 그것을 옹호하는 일부 친북적 인사들을 비판하기 위함이다. 그들은 북한의 핵보유와 미사일개발에 대해 성토하는 국제여론을 두고 핵을 독점한 강대국의 일방적 횡포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존 핵보유국인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은 그 정치체제가 안정되어 있고, 자신이 보유한 핵탄두와 미사일의 사용은 물론 유출까지 철저히 엄금하는 ‘관리되는 위협’이다. 반면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준 행태-협정위반, 대량살상병기 및 기술의 수출-를 볼 때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위의 비유에 대입한다면, 분명 ’강도의 식칼‘ 따라서 ’관리되지 않는 위협‘에 가까운 존재 일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강대국의 그것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강도의 식칼’이란 비유에 걸맞게 사거리나 정확도 등의 기술적 측면에서 열등하다. 그러나 강도의 식칼이니만큼 그것은 경찰이 아닌 가까이 있는 일반인, 쉽게 말해 대한민국을 1차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할 것이다. 또한 그 강도의 식칼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불량배들 -일명 북한과 동반자 관계에 있는 ‘불량국가 그룹’과 테러리스트-들에게도 넘겨져 한반도만이 아닌 국제사회 전반에 까지 그 위협을 확산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그것이 가져올 정치, 외교 및 군사적 파장에 항시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획특집 첫회는 북한의 관리되지 않은 위협, 그중에도 수출을 통해 범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위협인 북한의 탄도탄에 대해 그 기원과 성능, 예상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위협의 시작-탄도탄 화성5, 6호(SCUD-B, C)의 개발



 ▲ 국군의 어네스트 존 발사모습

 한반도에 최초로 배치되기 시작한 탄도탄체계는 주한미군이 1960년에 들여온 MGR-1A ‘어네스트 존’ (Honest John)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도장치가 없고 사거리도 38km(개량형 MGR-1B는 좀 더 증가)로 짧아, 탄도탄보다는 포병화력을 보완하는 대형 로켓에 가까운 개념의 무기였으나 필요시, 40KT급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전술적 유연성이 뛰어난 무기체계였다. 당시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이던 소련은 이에 대응하는 무기체계인 ‘프로그’(FROG) 단거리 탄도탄을 개발했고, 북한도 1969년에 이 체계를 도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1970년대 초에는 한국육군도 주한미군 7사단이 철수하면서 잉여장비로 어네스트 존을 도입, 남북한의 미사일균형은 팽팽하게 지속되고 있었다.


 그런데 남북한 사이에 지속되던 미사일균형은, 이 1970년대를 기점으로 급변하게 되었다. 종전의 미, 소 양극과 각각을 따르는 세력들 간의 대결로 진행되던 냉전체제가, 미 대통령 닉슨의 중공방문을 거치며 다극화 체제로 변모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진 미국의 월남 포기와 패망은 미국의 맹방이던 대한민국조차도, 미국으로부터 더 이상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를 우려하게 만들었다. 그 우려를 반증하듯 주한미군은 지속적으로 감군되고 있었고,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미군이 5년 내에 완전히 철수 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 NKH-1 백곰: 한국최초의 국산 탄도탄이다, 개량형 현무의 명중률은 CEP 50m 급에 달하는 정밀도를 자랑한다.


  마침내 1977년 카터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전면철군까지 입안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 결과 박대통령은 미군의 철수가 초래할 급격한 전력공백을 매우기위해 야심찬 자주국방계획을 추진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지금도 최신병기체계에 속하는 탄도탄의 국산화였다.


 백곰이라는 암호명으로 시작한 한국형 탄도탄은 미국의 나이키 허큘리스 지대공미사일을 모델로 하여 지대지 탄도탄으로 개량한 것으로, 즉각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로켓을 장비하고, 최신 관성항법장치를 도입한 유도시스템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미국의 퍼싱-2 중거리미사일과 동급인 50m 급의 CEP(원형공산오차-탄착정밀도)를 자랑하는 무기로 완성되었다. 1978년, 한국형 탄도탄은 성공리에 시험발사를 마쳤고, 기술후진국으로 인식되던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고시켰으며, 소련조차도 그해 발간된 당 기관지 ‘붉은 별’의 사설을 통해 한국의 탄도탄개발에 주목할 정도의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북한 또한 비밀리에 독자적인 탄도탄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형 탄도탄이 개발되던 시기, 북한 또한 1970년대의 세계조류의 변화로부터 체제수호에 심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스탈린 사후 벌어진 소련의 스탈린 격하운동과 중공의 반발, 중소국경분쟁을 통한 양대 사회주의강국의 분쟁 속에서, 북한은 줄타기 외교를 통해 양측으로부터 지원을 끌어내고 있었지만, 양국의 분쟁을 통해 그간의 이데올로기적 확신이 무너져가고 있었다. 게다가 미중간의 수교는 북한역시 그들이 의존하던 냉전체제에 결정적인 이상이 발생한 것을 감지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격변 속에서도 그들의 체제를 고수하고자 주체사상이라는 신정(神政)일치와 유사한 독자 이데올로기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그와 동시에 체제수호의 수단으로 무력의 강화를 선택했고, 그 핵심은 역시 독자적인 핵과 탄도미사일의 확보였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의 근원은 이러한 체제수호욕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욕구와 달리 핵은 물론이고 탄도탄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과정은 지난한 것이었다. 북한의 줄타기 외교는 종국에는 중. 소 양국 모두의 불신을 초래했고, 한미미사일각서를 통해 사거리 제한을 두는 대신 선진국으로부터 합법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던 한국과 달리 북한은 중, 소 어느 쪽에서도 첨단기술을 도입할 수 없었다. 그러한 불신을 반증하는 사례로서, 소련은 1969년 북한에 프로그 미사일을 공급할 때 스커드 미사일용의 이동식 발사대 12~15기를 공급했지만 미사일 본체만은 넘기지 않았다는 정보도 있다. 결국 북한은 탄도탄 기술의 확보를 제3의 경로를 통해 입수했다.


 1973년 4차중동전 당시  이집트에 MIG-21 조종사 1개 중대를 파견하여 지원했던 북한은 그 대가로 프로그 시리즈의 최신개량형인 프로그-7탄도탄의 기술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었다. 어네스트 존과 마찬가지로 무유도 로켓이었던 종전의 모델과 달리 프로그-7은 도플러 레이더와 라디오 지령시스템을 장착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단거리 탄도탄이었고, 북한은 이 정보를 토대로 1979년 부터 독자적인 미사일의 연구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다.

 ▲ 북한군의 단거리 탄도탄 프로그-7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소련등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기 힘들었던 북한은 81년 8월 이집트와 ‘과학기술합의’를 맺고 비로소 개발의 시초가 되는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하게 된다. 특히 북한이 절실히 바라고 있었던 것은 '스커드-B'(Scud-B) 미사일의 본체였다. 

 스커드 미사일은 2차 대전 중 독일이 런던 공습에 사용해 악명을 떨쳤던 세계최초의 탄도탄 V-2의 기술을 기초로 소련이 독자적으로 개량한 모델이다. 스커드 미사일의 첫 번째 모델인 스커드-A가 배치된 것은 1957년이었으며 이 당시에도 기동성을 중시해 스탈린 중전차의 차체를 개수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운용되고 있었다. 스커드-B미사일은  스커드-A의 크기를 확대해 사정거리를 130km에서 300km로 연장시키고, 이동식 발사대를 궤도식의 스탈린 중전차 대신에 MAZ-543P 다용도 트레일러로 교체하여 기동성을 향상한 모델이다. 이 모델의 실전배치는 1965년에 이루어졌고, 소련은 이집트에 기술을 유출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 스커드-B를 넘겼다. 그러나 탄도탄을 확보하고자 하는 욕망은 북한만이 아닌 이들 중동국가들도 갖고 있었고, 이집트는 일종의 위탁개발형식으로 북한에 스커드-B와 MAZ-543P 이동식 발사대 세트를 넘겼다. (일설에는 1976년, 이집트에 파견된 북한조종사들이 귀국할 때 이미 스커드-B형이 북으로 넘어 갔다고 전해진다.)


 1984년, 북한은 이 스커드-B형의 본체를 나사못 하나까지 분해하여 역설계하는 과정을 통해 복제 생산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란의 자금지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사실상 중동과 북한의 본격적인 미사일 커넥션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개발된 북한제 스커드-B형을 북한에서는 화성-5호라고 부른다. 사거리도 원형인 스커드-B보다 연장된 330km에서 380km에 달하며, 1989년에 개발된 북한판 스커드-C형인 화성-6호는 사거리가 500km에 달해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그 위협에 노출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두 탄도탄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 되어 제 3세계국가의 대량살상병기 확산에도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다음 기사에는 북한의 대 중동 탄도탄 수출과,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까지도 위협하는 노동 1호의 실체에 대해 서술해 보겠다.

 ▲ 북한군의 퍼레이드에 등장한 화성-6호(SCUD-C)의 모습, MAZ-543P 다용도 트레일러에 탑재된 이동식 미사일 시스템이다. 

 

by 45acp | 2008/07/23 04:12 | 군사 | 트랙백(1)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colt45acp.egloos.com/tb/450542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at 2008/07/24 03:50

제목 : Google
Google is the best search engine Google...more

Commented at 2008/07/28 18: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45acp at 2008/07/28 19:25
사견이긴 하지만, 비밀 사진방의 차량은 아무래도 역시 노동1호 용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이 가진 미사일중, 저정도의 차체 사이즈와 일치하는 것은 노동1호 밖에 없어서요. 노동 1호 외의 보유설이 있는 SS-12(혹은 22) 카피판은 기존의 MAZ-543을 그대로 운반차량으로 쓸수 있고, 새로 개발한 무수단 미사일(과거 nodong-b형으로 분류)역시 발세체의 굵기가 늘면 늘었지 길이는 짧거든요. 그리고 MAZ-543 트레일러는 북한이 완전히 카피 생산에 성공한 만큼, 개량형을 만드는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Commented at 2008/07/28 22: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45acp at 2008/07/30 00:03
kn-02의 경우에는 과거 240밀리 방사포 처럼 일본제 트럭을 기초로 한 차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ISUZU 사 재품이라는데, 군사용으로도 북한군의 ROC에 적합한 모양입니다.
과거 왕회장이 소떼 방북할 때 고스란히 북에 넘겨줫던 트럭들도 미사일 운반차량으로 개조되었다는 탈북자들 이야기가 있는데 확실치 않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에서 저거 이름을 독사라고 붙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의미에선 스커드보다 더 위협적인 무기체계지요.

덧, 북한이 노동1호를 이동식으로 만들었다면 그건 비밀에서 트레일러 사진이 나온 시점에서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합니다. 북한의 경우엔 노동미사일을 주로 고정 발사대에 운용했다는데, 파키스탄이나 이란 같은 민수용트레일러 개조품으로 운반차량을 굴린적은 있다 하지만, 그건 너무 길어서 도로사정이 않좋은 북한에서는 신속한 이동및 발사, 철수가 힘들다고 북한군 장성들이 꽤 불평했다더군요.

그래서 같은 스커드 발사대에서 운용 가능한 SS-12B의 카피도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